본문 바로가기

성경과 소설

- 소설 - * 창세기 외전-니므롯의 바벨탑의 전설 2 *




* 바벨탑 *

모든 악한 영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영들이 바벨론 왕 니므롯의 육체 안에 머무르며 온갖 악행을 일삼았다.

그는 사탄의 왕자인 ‘뱀’의 계승자이며 인류 최초로 창조자를 대적하기 위해 하늘까지 닿을 듯이 높고 웅장한 탑 모양의 신전인 ‘바벨탑’을 건설한 자이기도 하였다.

창조주를 대적 한다고 하지만 한편으론 홍수 사건을 알고 있는 그로선 두려움 때문에 높은 탑을 세웠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시 홍수가 몰아친다면 그 탑은 온전할 수 있을까?’

니므롯이 바벨론 왕국을 세우기 전까지만 하여도 악의 세력은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홍수 사건으로 거의 멸절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벨론왕국이 세워지자 악의 세력들은 다시 결집하였을 뿐만 아니라 더욱 크게 번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세력은 세상의 크고 작은 나라들과 성읍들을 차례로 정복해 나갔다.

당시 나는 바벨론의 어둠의 세력들이 저지르는 일들로 인해 수많은 나라들과 사람들이 무너지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크나큰 염려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다간 온 세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니므롯의 손아귀에 넘어가리라.’

‘이제 나의 할 일은 창조자의 명령을 노아의 남은 후손들에게 전하고 그들과 힘을 합하여 악의 시발점인 바벨론의 니므롯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것이리라.’

나는 옛 어른들이 들려 주던 교훈을 되내었다.

‘창조자의 창고에는 보배로운 무기가 있음이여, 그를 찾는 자에게 반드시 주시리라’

나는 새벽의 여명을 뒤로한 채 마을로 내려 갔다.



* 능력들 :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

* 어린 치드케누 *



그 곳에는 바벨론 군대가 쳐들어와 사람들을 죽이고 여자와 아이들을 사로잡아 갔을 때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사람들과 옆 마을에서 바벨론 군대를 피해 온 몇몇의 사람들까지 도합 십여 명의 남자들만이 남아있었다.

나는 남은 자들을 불러 지난밤에 있었던 일들을 말해 주었다. 갑작스런 화로 마음이 상심한 사람들에게 주야 장천 멀리 떨어진 창조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란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함께 모인 사람들을 향해서 외쳤다.

“여러분, 힘을 내시고 용기를 가지십시오!”

“...............”

“우리는 그동안 니므롯과 악령 그리고 그의 추종자들에게 가족과 이웃을 잃었습니다...그리고 우리의 소유물들을 저들이 모두 빼앗아 갔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빼앗을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의 굳건한 의지입니다.”

“창조주는 제게 니므롯과 악한 영들을 공격하라 명령하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영분별의 능력을 주신 것처럼 여러분들에게 지혜와 필요한 능력들을 주신다 하셨습니다.”

“창조주가 천지를 창조 하셨다고 하셨는데 우리가 그의 능력을 덧입는 다면 우리는 니므롯을 상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흥분하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이야기로만 알고 있던 창조주의 음성을 직접 들었다니 그들에겐 적지 않은 충격이 되었을 것이다.

“그것이 정말인가요?”

“우리가 정말 믿을 수 있는 말인가요?

그리고 그들 가운에 웅성거림이 있었다.

“저!! 엘로하는 평소 허튼소리 하지 않던 성실한 사람인데!....”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쉽게... 믿어지지가.....”

“그렇다면, 그 창조주는 왜? 여태껏 방관만 하다가 이제야 나타나는 것인가? 정말 원망스럽군!...”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맑은 눈을 가진 소년 ‘치드케누’가 나를 주시하며 물어 보았다.

“우리들은 모두 큰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엘로하’ 어르신의 말씀을 믿는 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엘로하’ 어르신이 기품과 덕망을 갖추신 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엘로하 어르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치드케누’ 말에 나는 대답했다.

“제안이 무엇이냐?”

“예, 엘로하 어르신이 말씀하신 그 능력을 지금 우리에게 보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 하실 수 있으신지요?”

“----”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창조자의 일을 인간이 좌우할 수는 없다. 여겼기 때문이다.

무리 중 한 사람 ‘니느야’가 말하였다

“창조자가 정녕 정의로운 신이라면 지금 우리 앞에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무조건 적인 희생만 강요할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말도 한편 옳지만 나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어린 치드케누는 나에게 다가와 생각보다 어른스럽게 말했다.

“엘르하 어르신! 어르신의 말씀이 사실이라면 너무 두려워 마세요. 그리고 소신껏 말씀하세요. 우리 중 누구도 어르신의 말씀을 경홀히 여길 수 없으니까요.”

나는 치드케누의 말에 힘입어 사람들에게 외쳤다.

“여러분, ‘창조자’는 분명 우리를 도우실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니므롯이나 다른 신들과 비교해서 나은 점이 없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창조자’는 우리에게 그 능력을 내려 주시길 간절하게 기원 합니다”

나는 애타는 심정으로 ‘창조자’를 찾았다.

내가 그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 주는 말로 독려 하고 ‘창조주’에게 기원하였을 때 놀라웁게도 그들에게 이슬비가 내림같이 안개가 포근하게 감싸는 것 같이 성스러운 힘이 살포시 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담이 오래 전에 가졌었지만 에덴에서 쫓겨난 이후로 잃어버린 신비로운 능력들이 우리들에게 하나씩 생겨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바벨론에는 보통 사람 크기의 다섯 배가 넘는 ‘네피림’이란, 타락한 천사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거인 족들이 있었는데, 그들을 능가하는 힘이 주어진 이도 있었고 다친 상처를 즉시 치유하고 병 때문이거나 선천적으로 약한 몸을 가진 사람의 약한 부분들을 강하게 하는 능력을 가진 이도 있었으며 어떤 이는 천사의 말을 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우리 중 가장 연장자인 노인 ‘아벤노암’에게는 어려운 난관에 닥칠 때 마다 문제들을 해결하는 ‘지혜’가 주어졌으며 소년들에게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숨겨진 상황들을 ‘환상’으로 볼 수 있는 ‘지식의 능력’이 주어지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에겐 영안이 열려 선한 영과 악한 영을 볼 수 있는 '영분별의 능력'이 빠짐없이 주어졌고 우리 중 가장 어린 ‘치드케누’는 ‘영분별의 능력’ 위에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읽어 내는 능력까지 얻게 되었다.

우리 중 누구라도 노인들과 소년들이, 이 목숨을 담보할 수 없는 전쟁에 함께 참가 하는 것을 반대 할 수 없었다.

그들은 어느 훈련된 군사보다도 강력한 능력을 소유한 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창조주의 ‘창고의 보물’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난 놀라운 일들을 보고 마음에 대담함을 가지게 되었다.

비록 우리의 모습은 우리의 적들에 비하면 가소롭기 짝이 없겠지만 우리가 가진 용기만큼은 벌써 그들을 압도하기 시작하였다.



* 네피림과 여러 짐승들 *

* 지도자 *



우리가 흥분에 쌓여 있었을 때 나는 사람들을 진정시키며 말하였다.

“비록, 우리가 창조자의 특별한 능력들을 덧입었다 할지라도 바벨론을 공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만의 바벨론 군사들은 성안에서 항시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거인족 네피림의 수도 얼마인지 알 수 없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기이한 짐승들도 있다 들었습니다.”

“먼저 우리를 이끌 지도자를 뽑고 전략을 짜는 게 필요합니다.”

나의 말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연장자 아벤노암이 대답했다.

“엘로하가 처음으로 우리에게 희망의 소식을 전한 사람이요. 그리고 그에겐 남다른 기품도 있소.”

“그만한 적임자가 없는 듯 싶은데! ...어떻소..엘로하를 우리의 지도자로 삼는 것이?....”

아벤노암의 추천에 순간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린 ‘치드케누’는 아벤노암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대답했다.

“엘로하 어르신이라면 잘하실 수 있지 않겠어요!”

사람들은 환호하였다.

사람들의 환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수락 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이 위험하고 모험스런 일에.....

“저 뿐만이 아니라 여러분들 모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내가 입을 열기 시작하자 모두 나의 얼굴을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먼저 바벨론 내부의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혹시 여기 계신 분들 중에 누구 아시거나 얘기 들으신 분 있으신가요?

나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 지레 짐작하였지만....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그 때에 우리 가운데 있던 청년 베레츠가 말하였다.

“바벨론성은 제국의 도성답게 거대한 도시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벨탑과 니므롯의 왕궁이 있습니다. 저는 지난번에 바벨론에 끌려갔다가 어렵사리 탈출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니므롯의 모습과 그의 거처 그리고 갇혀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제가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우리들은 또 한번 놀라게 되었다.

여태껏 바벨론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사람은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도 단지 소문으로 들어서 아는 몇몇의 이야기들 뿐 이였기 때문이다.

‘창조자’가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 뿐 만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까지 준비하셨는가?

베레츠는 다음 말을 이었다.

“성의 문은 알려진 대로 커다란 바위로 막혀 있는데 정해진 시간에 내피림들 만이 옮길 수 있으며 성문을 지나서는 커다란 광장이 나옵니다. ”

“그곳에는 가인족들 곧 수만의 바벨론 병사들이 응집 해 있습니다. 그들을 지나서 반나절 지경을 가면 중앙의 바벨탑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길에 여러 짐승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바벨탑에 이르기 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베레츠의 설명 후에 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자!.... 이제 더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습니다. 각자 자신들이 다룰 수 있는 무기들과 짐을 챙기고 출발합시다.........“

우리는 베레츠를 따라 바벨론을 향해 나아갔다.